최종편집일시 : 2017년 08월 30일
지난해 12월 A씨는 아들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소했다. 부모를 충실히 부양하는 조건으로 부동산을 물려받은 아들이 약속을 어겼으니 재산을 부모인 A씨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게 대법원 판결의 요지다. A씨는 2003년 12월 서울에 있는 단독주택을 아들에게 증여할 때 부모를 충실히 부양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받아두었다. 결국 이 각서를 바탕으로 A씨는 부동산 소유권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반면 B씨는 1964년 아들에게 등기를 이전한 부동산의 소유권을 놓고 지난 2006년 소송을 냈지만 재산을 찾을 수 없었다. 민법 556조에 따르면 ‘증여자에 대한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증여를 해제할 수 있지만 6개월 이내에 가능하다. 게다가 A씨와 달리 부양을 조건으로 재산을 증여했다는 증거가 없고, 민법 558조에 따라 등기이전 등 재산을 완전히 넘기기 전에만 증여 취소가 가능해서다.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불효자방지법’은 부양의무를 저버린 자녀에게 재산을 좀 더 쉽게 돌려받을 수 있도록 증여해제권 행사기간을 늘리고, 재산을 완전히 넘긴 이후에도 돌려받기 쉽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한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전국의 19세 이상 5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불효자방지법을 입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67.6％로, ‘입법화까지는 필요 없다’는 의견(22.6％)보다 훨씬 높았다.
강건우 기자 gun@nongm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