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날씨가 추워지면서 넘어지거나 떨어지는 낙상(落傷)사고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잦은 눈비로 길이 얼어붙어 미끄러지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노인들에게 낙상은 ‘죽음의 길목’이라 불릴 정도로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증가하는 낙상사고…노인 건강 위협

　대한노인재활의학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인 2000여명 가운데 77%가 낙상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낙상사고를 당한 노인의 38.9%가 골절상을 입었다.

　이처럼 낙상사고는 노인들에게 많이 발생한다. 노인들은 척추와 관절이 약하고 근력과 시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철에는 빙판길이 많은데다 두꺼운 옷을 입으면서 몸이 둔해져 낙상사고의 위험이 더 커진다. 골다공증이 있는 여성의 경우엔 낙상사고를 당하면 골절뿐 아니라 더 심각한 상황에까지 이를 수 있다.



　◆빙판길 안전하게 걷는 법 익혀야

　일단 낙상사고를 당하게 되면 피해가 큰 만큼 예방이 중요하다. 겨울철 빙판길에서 안전하게 걷는 방법을 익혀두면 도움이 된다. 우선 굽이 낮고 폭이 넓으며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을 착용한다. 보행이 불편한 노인은 보행기나 지팡이 등 보조도구를 사용한다. 춥다고 너무 두꺼운 옷을 입으면 몸이 둔해지므로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는 것이 좋다.

　걸을 땐 주머니에 손을 넣지 말고 장갑을 끼는 것이 좋다. 그래야 넘어지더라도 부상을 줄일 수 있다. 웅크리지 말고 앞을 보고 걷고, 자주 넘어지는 경우엔 무릎 등에 보호대를 착용한다. 눈이 온 뒤엔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낮이라도 그늘진 곳은 피한다.



　◆실내에선 낙상 위험 요소 없애야

　밤에 화장실에 가다가 넘어지는 등 노인들의 낙상사고는 실내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대한노인재활의학회가 최근 개정해 발표한 ‘낙상예방 가이드라인’은 공간별 낙상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라고 조언한다.

　낙상사고의 위험이 높은 욕실에는 바닥에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고, 욕조나 변기에 손잡이를 설치한다. 욕실로 가는 길에는 자동으로 켜지는 조명을 달아 야간에도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

　방에는 문턱을 없애고, 밝은 전구 하나만 쓰는 것이 좋다. 여러 개의 전구를 쓰면 곳곳에 그늘이 지기 때문이다. 바닥에 깔린 전선이나 물건은 발에 걸리지 않도록 정리한다. 복도나 계단에는 자동으로 켜지는 등을 달고 손잡이도 양쪽으로 설치한다.

　불면증이나 우울증으로 수면유도제·항우울제·신경안정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 약물은 어지럼증을 유발해 낙상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약물은 담당 의사와 상담해 처방을 받는 한편, 복용하고 있는 모든 약도 반드시 확인한다. 이와 함께 맨손체조나 스트레칭, 근력강화 운동 등을 꾸준히 해 낙상 위험을 줄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낙상 환자는 섣불리 움직이면 안돼

　낙상사고가 발생하면 우선 환자를 그대로 두고 외상을 확인한다. 환자가 의식이 있으면 아픈 곳이 있는지 물어보고, 의식이 없다면 즉시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긴다. 외상이 없더라도 내상이 있을 수 있으므로 환자를 함부로 옮기지 말아야 한다.

　귀·코·입 등에서 출혈이 있을 경우에는 수건 등으로 지혈하고 안정을 취하게 한다. 만약 골절이 의심된다면 부목 등으로 고정시켜 더 이상의 손상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또 차가운 물수건이나 얼음주머니를 상처 부위에 올려 부기를 가라앉힌다.

　◇도움말=국민안전처, 대한노인재활의학회

　김봉아 기자 bong@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