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일시 : 2017년 08월 30일
기준금리 1% 시대다.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도 2% 전후다. 그리고 이 저금리, 아마 꽤 오래갈 것이 확실하다. 저금리로 갈수록 자산 증식에 걸리는 시간은 더더욱 느려진다. 원금이 2배가 되는 시간을 따져보자. 금리가 5%면 14년, 3%면 23년, 2%면 35년이 걸린다. 1%면 무려 70년이다.
수백억원대 자산가가 보관을 목적으로 돈을 맡긴다면 모를까, ‘티끌 모아 태산’이 꿈이라면서 은행만 고집하는 건 앞으로도 티끌만 가지고 살겠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 예·적금은 자산 구성의 일부로 삼고, 다른 ‘뭔가’에서 묘수를 찾아야 한다. 일단 수익 목표를 5% 정도에 맞춰야 한다. 소위 ‘중위험-중수익 전략’이다.
먼저 주식 투자를 두려워해선 안 된다. 주식으로 패가망신했다는 사람이 많지만, 합리적인 투자로 꾸준히 수익을 유지하는 투자자도 많다. 국내외 주식시장엔 연 2~3%씩 꾸준히 배당을 주는 기업이 꽤 있다. 이런 기업이 안정성까지 갖췄다면 연평균 5%는 충분히 오른다. 단기 성과에 일희일비 말고 ‘오래갈 수 있는 회사인지 아닌지’만 잘 판단하면 된다. 최근 대세가 된 ‘가치투자’는 그리 어려운 투자법이 아니다.
그래도 직접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좋은 친구를 찾으면 된다. 싫든 좋든 증권사 같은 금융회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예를 들어 ‘기업이 배당을 늘리겠다’고 하면 최소한 배당주펀드라도 사는 성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20~30대라면 성장성이 있는 중소형주펀드가 알맞다. 이 경우에도 기본은 장기 투자다. 기업의 미래 가치를 본다면서 6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라고 환매하면 돈을 벌 수가 없다.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상장지수펀드(ETF)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단, 종목형 ELS는 피하고, ETF는 거시경제 흐름을 좀 알아야 한다. 추천한다고 덜컥 사지 말란 얘기다.
보험과 연금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면 줄이자. 보험·연금은 계약기간이 짧아도 10년, 길면 종신이다. 한번 가입하면 중간에 액수를 줄이기 힘들고, 해지라도 하려면 엄청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게다가 한창 돈을 모아야 할 20~30대에 보험과 연금에 과하게 돈을 쓰면 나중에 큰돈이 필요할 때 적절한 대응이 어렵다. 실손의료보험 하나쯤은 꼭 필요하지만 변액보험·종신보험 등은 굳이 서두를 이유가 없다. 뭐든 과유불급이다.
반대로 40~50대는 노후 준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공적연금만으론 부족하니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퇴직연금 중에선 실적배당형 연금을 주목해야 한다. 연금은 보관만 해주는 게 아니다. 운용을 잘하는 상품을 택해야 1%라도 더 받는다. 주택연금은 안 하는 것보단 하는 게 훨씬 이익이다. 금융상품 중에선 배당주펀드가 괜찮다. 그 밖에 비교적 안전하면서도 의외의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수익형부동산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어떤 선택을 하든 중요한 건 공부다. 물어볼 생각하지 말고, 안목을 기르는 것이 핵심이다. 금융회사는 ‘A(에이)부터 Z(제트)까지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고 홍보하지만, 진짜 A도 모른 채 찾아가면 그냥 ‘호갱님(호구+고객님)’이다.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도 그들은 수수료와 보수를 받는다. 손실이 나도 돌려주지 않는다. 소송에서 졌다고 수임료를 되돌려주는 변호사가 없는 것과 같다.
적금이야 제때 돈을 입금하고, 만기를 기다리면 끝이다. 그러나 적립식 펀드는 돈만 적립하는 게 아니다. 관심도 함께 적립해야 한다. 펀드 운용에 문제는 없는지, 유사 펀드에 비해 괜찮은 수익을 내고 있는지 따져야 한다. 그래야 아니다 싶을 때 갈아탈 수 있고, 괜찮은 새 펀드를 발굴할 수도 있다. 돈 불릴 줄 아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부지런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