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가난한 사람은 “당장 먹고살기도 버거운데 무슨 노후 준비냐?”며 노후를 대비하지 않고, 젊은 사람들은 “20~30년 후의 노후를 왜 벌써 걱정하느냐?”며 노후 준비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젊고 소득 능력이 있을 때 체계적으로 자신의 노후를 준비하기란 쉽지 않고, 결국 노후에는 가난 때문에 곤궁해지기 십상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1988년 국민연금 제도를 도입했고, 1995년 농산물 수입개방 확대로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농가를 위해 연금보험료를 지원하고 있다.

　

　◆연금보험료 지원 금액과 대상은?

　농어업에 종사하는 만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국민연금 가입자는 연금보험료 50%를 지원받는다. 납부해야 하는 연금보험료는 소득의 9%인데, 농어업인은 그중 절반(4.5%)을 지원받는다. 소득이 높을수록 지원금도 많아질 것 같지만 현재 지원금의 최대한도는 월 4만950원이다. 월 소득액이 91만원 이상이면 4만950원을 정액으로 지원받고, 월 소득액이 91만원 미만일 때는 소득에 따라 산출된 보험료의 절반이 지원된다.

　보험료 지원이 제한적이나 농어업인의 소득보전을 위해 연금보험료 지원이 꾸준히 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1인당 한달 최대 지원금은 2008년 2만7900원에서 2015년부터는 4만950원으로 상향됐다. 관련 예산도 884억원에서 1730억원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연금보험료 지원대상은 1000㎡(약 303평) 이상의 농지를 경영 또는 경작하거나, 농업·어업·임업 경영을 통한 농·수·임산물의 연간 판매액이 120만원 이상인 사람이다. 또 1년 중 90일 이상 농업·임업에, 60일 이상 어업에 각각 종사하거나 3㏊ 이상의 산림에서 임업을 경영하는 사람도 해당한다. 다만, 농어업에서 발생한 소득보다 농어업외 소득이 많거나, 연간 농어업 외 소득이 국민연금법 제4조에 따라 산정된 전년도 평균소득월액의 12배에 해당하는 금액(2500만9040원)을 초과할 때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연금보험료를 받으려면 종전에는 이장·통장의 확인을 받은 후에 가능했으나, 올해부터는 신청인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농업경영체로 등록한 농가는 별도의 확인 서류 없이 신청이 가능해졌다.



　◆노후 보장 위해 연금 가입 권장돼

　농촌의 사회경제적 특징으로 저소득과 더불어 고령화가 손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현재 전체 농가인구 중 65세 이상은 39.1%로, 국내 평균 12.7%의 3배에 달한다. 더욱이 2024년에는 43%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에 대비해 경제적 안전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지만 2013년 현재 농촌지역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도시(77%)에 비해 낮은 62% 수준이다.

　한국조세연구원에 따르면 국민연금 보험료의 절반을 고용주가 부담하는 사업장 근로자와 달리 보험료를 자비로 내야 하는 지역가입자는 보험료 납부가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농업인은 정부로부터 보험료 지원을 받지만 월 소득이 91만원을 넘을 때는 보험료의 본인 부담률이 증가한다. 경제적 부담 때문에 국민연금 가입을 꺼리거나 소득을 낮춰 신고해 보험료 납부를 줄일 수 있다는 게 한국조세연구원의 분석이다.

　보험료 납부 금액과 기간에 따라 노후에 받는 연금이 증감하는 국민연금의 성격상 낮은 가입률과 과소 신고 소득은 앞으로 농촌지역의 연금 미수급자나 저수급자를 양산할 가능성이 크다.

　곽기형 농림축산식품부 농촌복지여성과 사무관은 “농업인의 경제적 부담 경감과 노후 생활 안정을 위해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농업인을 대상으로 가입 권유를 적극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문의 농림축산식품부 ☎044-201-1574, 국민연금 콜센터 ☎1355.

　강건우 기자 gun@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