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누구나 전화기를 들고 다니는 세상, 서울에서 부산까지 3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세상. 과연 70년 전엔 상상이나 했을까? 이 같은 변화의 원동력은 급속도로 발전한 ‘과학기술’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광복 70년 과학기술 70선’을 선정했다. 생활의 변화를 이끈 주요 기술들을 시대별로 살펴본다.

　◆1950~1960년대=리기테다소나무에서 나일론까지

　전쟁 직후 황폐한 민둥산을 푸르게 가꾼 산림녹화기술은 우리 산하의 풍경을 바꿨다. 산림녹화용으로 개발된 리기테다소나무·은수원사시나무 덕분으로, 특히 리기테다소나무는 ‘한국에서 온 기적의 수종’이라며 미국에서도 극찬했다.

　우장춘 박사의 일대잡종 배추 품종 개발은 매일 먹는 김치의 품질을 향상시켰다. 생산량이 적고 크기가 고르지 않은 재래종 배추의 단점을 개선해 속이 꽉 차고 포기가 큰 <원예1호>를 육성한 것. 값싸고 질긴 나일론의 등장은 의생활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양말·셔츠 등에 나일론이 사용되며 주부들의 생활이 한결 편해졌다.

　◆1970~1980년대=포니에서 반도체까지

　1970년대 국산차 모델인 <포니>의 등장은 ‘마이카(my car)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세계 16번째로 고유 자동차 모델을 갖게 된 것.

　식생활도 크게 달라졌다. 1970년대 <통일벼>의 개발과 1980년대 비닐하우스의 등장으로 쌀밥과 채소를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됐다. 지금처럼 광어회가 대중화된 것은 1980년대 넙치 양식기술 덕분으로, 1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량이 1980년 27㎏에서 2014년 53.9㎏으로 늘었다. 또 디램(DRAM) 메모리 반도체 개발, 흑백·컬러 TV 생산기술, 국산 1호 컴퓨터 개발 등 정보통신 분야의 기술도 점점 발달해갔다.

　◆1990~2000년대 이후=휴대전화에서 KTX까지

　1990년대 이후엔 생명공학기술·정보통신기술 등이 더욱 진화했다. 1996년 디지털 이동통신시스템인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 상용화에 세계 최초로 성공함으로써 보다 빠르고 품질 좋은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또 초대형 액정표시장치(LCD)패널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넓은 화면에 고해상도로 TV를 볼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도 이 시기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은 한국형 고속열차(KTX).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이동시간을 3시간 이내로 줄여 현대인들에게 ‘시간’이라는 큰 선물을 안겨줬다.

　김봉아 기자 bong@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