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광복 후 근대농업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려 관심을 모은다.

　농협중앙회 농업박물관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4일부터 10월4일까지 ‘광복 그리고 농업이야기’라는 주제로 특별 전시회를 열고 있다.

　총 3부로 구성된 이번 전시회는 광복 직후부터 1960년대까지 농업이야기를 약 70점의 포스터·사진·농기계 등을 통해 전한다. 전시장 벽면을 따라가며 눈에 담다 보면 그 시절 질박했던 생활상이 절로 연상된다.

　1부 ‘식량증산 이야기’에서는 일제로부터 독립한 뒤 보릿고개 해결을 위해 애쓰던 모습들을 소개한다. 퇴비·비료 증산법과 병해충 방제법 등에 대한 각종 포스터가 전시돼 있는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1946년 봄에 제작된 농사 장려 포스터. ‘농가에게 드리는 말’이라는 제목의 이 포스터는 ‘다시 찾은 우리 땅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농사를 짓자’는 희망찬 독려와 함께 파종부터 모내기까지의 봄 농사 방법을 사진과 함께 자세히 일러두고 있다.

　2부 ‘농업제도 이야기’는 1950~1960년대 시행된 각종 지도사업을 소개한다. 초창기 ‘추곡수매제’, 쌀을 아끼기 위해 시작한 ‘절미운동’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밥을 지을 때마다 쌀 한 숟가락을 덜어내 모아두던 ‘절미통’, 쌀을 주재료로 한 식품 제조를 금한다는 내용의 ‘미곡사용금지 담화문’ 등의 전시물을 둘러보면 새삼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3부 ‘농가생활 이야기’에서는 1960년대 당시 잘사는 농가의 기준을 제시한 안내문이 흥미롭다. ‘농가목표’라고 적힌 이 안내문에는 ‘언제나 양식이 떨어지지 않는 집’ ‘변소를 개량한 집’ ‘호박 20그루 이상을 심는 집’ 등 19가지 부농의 척도가 나와 있다. 또 가정마다 목표를 따로 적을 수 있는 공란도 있는데, 이를 제작·배포함으로써 농가 생활수준의 향상을 꾀했다고 한다.

　이 밖에 전시실 중앙에는 벼 3모작, 농가 부업 장려 등 1950~1960년대 뉴스영상이 상영돼 어르신들은 옛 추억을 떠올려 볼 법도 하다.

　농업박물관은 서울 중구 충정로 농협중앙회 본관에 위치해 있으며, 월요일을 제외한 모든 요일에 관람이 가능하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하절기 3~10월)이고, 입장은 오후 5시까지 할 수 있다. 관람료는 무료. ☎02-2080-5724.

　김재욱 기자, 사진=이희철 기자 kjw89082@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