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산에서 뱀을 만난다면? 숲에서 말벌에 쏘인다면? 휴가철을 맞아 산이나 계곡을 찾는 이들이 많지만, 언제 불쑥 나타날지 모르는 야생동물에 대해서는 대부분 무방비 상태다. 특히 생명까지 위협할 정도의 독성을 지닌 뱀과 벌은 여름철 야외활동에서 특히 조심해야 한다.

　

　◆뱀에 물리면…흥분하지 말아야

　여름은 뱀들이 먹잇감을 찾아 활발하게 움직이는 시기다. 풀이 무성한 숲에서는 지팡이나 긴 나뭇가지로 바닥을 두드려 뱀이 도망가도록 유도한다. 뱀이 보이면 뱀을 쫓거나 잡으려 하지 말고 조용히 멀리 피해 간다.

　살모사·유혈목이 같은 독사에 물렸을 땐 무엇보다도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흥분해서 뛰거나 크게 움직이면 혈액순환이 빨라져 독이 급속도로 퍼진다. 뱀은 한번 이상 무는 습성이 있으므로 뱀에 물리면 우선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다. 그런 다음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유지한 채 물이나 비누로 씻은 뒤, 상처에서 심장에 가까운 쪽으로 10㎝ 윗부분을 폭 2~3㎝의 넓은 끈으로 묶어 독이 퍼지는 걸 막는다. 구토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음식이나 음료수는 절대 먹지 않는다.

　흔히 뱀에 물리면 물린 부위를 칼로 째거나 입으로 빨아 독을 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상당히 위험하다. 칼로 찢은 부위에 2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고, 입안에 상처가 있는 경우 독이 감염될 수 있다. 이보다는 응급처치를 한 뒤 3~4시간 내로 병원을 찾아 치료받는 게 안전하다.

　◆벌에 쏘이면…벌침부터 제거해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벌에 쏘여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09년 9609명에서 2013년 13만232명으로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올여름은 가뭄에 마른 장마가 이어져 보통 9~10월에 활발하게 움직이는 말벌이 7월부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신용석 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공원연구원장은 “말벌의 활동이 왕성한 시기에는 짧은 시간에 집을 짓기 때문에 벌집이 있을지 모르는 샛길이나 외진 곳으로는 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벌집을 발견할 경우엔 직접 제거하지 말고 국립공원사무소나 119에 신고해야 한다. 실수로 벌집을 건드렸을 땐 엎드리거나 가능한 한 낮은 자세를 취해 벌이 날아갈 때까지 기다린다. 팔을 휘두르거나 뛰어가면 오히려 벌이 자극을 받아 공격할 수 있다.

　꿀벌에게 쏘였을 땐 피부에 꽂혀 있는 침과 벌침 주머니를 나무젓가락이나 신용카드 같은 물건으로 옆으로 쓸 듯이 떨어낸다. 침을 제거한 뒤에는 물린 부위를 깨끗이 씻고, 얼음찜질을 하거나 소염제 등을 바른다.

　말벌은 독의 양이 꿀벌의 15배에 달하는데다 한번 침을 쏘면 죽는 꿀벌과 달리 계속해서 침을 쏠 수 있어 더 위험하다. 말벌에 쏘이면 심한 염증이 생길 수 있으며, 특히 벌독 알레르기가 있거나 노약자의 경우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에 가야 한다. ◇도움말=국립공원관리공단

　김봉아 기자 bong@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