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푹푹 찌는 무더위에 선풍기와 에어컨 없이는 생활하기 힘든 여름이다. 그러나 밤낮으로 끼고 사는 선풍기와 에어컨도 잘못 사용하면 무서운 흉기로 변할 수 있다. 안전하고 시원하게 여름을 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름철 선풍기·에어컨 안전사고 잦아

　지난 6월 말 대구의 한 초등학교 조리실에서는 천장에 달려 있던 선풍기에서 과열로 추정되는 불이 나 사람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또 최근 전북 전주의 한 사무실에서는 에어컨의 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이처럼 선풍기와 에어컨은 때때로 시원한 바람 대신 뜨거운 불을 일으키며 안전을 위협한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선풍기와 에어컨으로 인해 발생한 화재는 244건에 달한다. 또 화재 외에도 작동 중인 선풍기에 손가락이 끼이는 사고, 선풍기가 해체되거나 벽걸이형 선풍기가 떨어지면서 다치는 사고 등 매년 여름이면 냉방기구로 인한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먼지 제거 등 선풍기 점검은 필수

　선풍기를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우선 선풍기 상태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날개가 잘 돌아가는지, 모터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지 않는지, 비정상적인 열이나 냄새가 나지 않는지 등을 점검한다. 떨림이나 소음이 심하다면 날개가 단단하게 조립되지 않은 경우일 수 있다. 벽이나 천장에 설치된 선풍기는 떨어지지 않도록 부착 상태를 확인한다.

　특히 선풍기에 쌓인 먼지를 잘 닦아줘야 한다. 선풍기 화재의 주원인은 ‘과열’과 ‘먼지’다. 박상태 한국화재보험협회 방재시험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실험에서 먼지가 많이 낀 노후화된 선풍기를 2시간 넘게 강풍으로 돌리자 모터에 불이 붙는 것이 확인됐다”며 “보통 덮개와 날개만 닦는데 날개 뒤쪽 모터 부분의 먼지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선풍기에 옷이나 수건을 걸쳐놓고 말리는 것도 금물이다. 날개 회전이 방해를 받으면서 과열되기 때문. 또 아이들이 호기심으로 선풍기 덮개 사이에 손가락을 넣다가 다치는 경우가 있는데, 선풍기에 그물망을 씌우면 이 같은 사고를 막을 수 있다. 날개가 없는 선풍기나 덮개에 손이 닿으면 자동으로 꺼지는 기능이 있는 선풍기를 구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에어컨 실외기 주변 깨끗하게 관리

　에어컨을 사용할 땐 바깥에 두는 실외기 관리를 잘해야 한다. 과열된 실외기 주변에 물건이나 쓰레기를 쌓아두면 불이 날 우려가 있다. 또 실외기 전선이 낡거나 쥐로 인해 전선의 피복이 벗겨져 화재가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실외기는 통풍과 환기가 잘되는 곳에 설치하고, 직사광선이나 빗물을 차단하는 차양을 치는 것도 좋다.

　여름이면 선풍기나 에어컨을 켜고 자다가 사망하는 사례가 종종 보도되곤 한다. 선풍기나 에어컨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장시간 찬바람을 쐬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 잠잘 때에는 반드시 냉방기구를 끄거나 타이머를 사용하도록 한다.

　◇도움말=국민안전처

　김봉아 기자 bong@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