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비가 오락가락하는 장마철이면 함께 오는 위험한 손님이 있다. 낙뢰, 즉 벼락이다. 낙뢰는 구름에 축적된 전기가 땅에 떨어지는 것으로, 중국에서는 ‘구름 속의 자객’이라 부른다. 자객이라 불릴 만큼 위협적인 낙뢰사고는 예방이 최선이다.

　◆‘벼락 맞을 확률’ 점점 높아져

　2007년 7월29일 북한산과 수락산에서 낙뢰로 인한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벼락에 직접 맞거나 등산로에 설치된 쇠줄과 등산스틱 등에 감전돼 1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이다.

　흔히 벼락에 맞을 확률은 매우 낮다고 생각하지만, 낙뢰사고는 이처럼 조금만 방심하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또 지구온난화로 인해 낙뢰 발생 횟수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기상청 관측 결과 최근 10년간 연평균 낙뢰 발생 횟수는 14만여회에 이르며, 대기가 불안정한 여름철(6~8월)에 많이 발생한다.

　낙뢰 피해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10억볼트의 전압에 온도가 2만~3만℃에 달하는 낙뢰를 맞으면 심장마비나 화상 등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된다.

　◆야외에서는 자세 낮추고 금속 피해야

　낙뢰는 대부분 같은 장소에 두번씩 치므로 조짐이 보이면 신속히 대피해야 한다. 산에서는 갑자기 먹구름이 끼면서 돌풍이 치면 즉시 하산한다. 특히 낙뢰는 높은 물체에 떨어지므로 정상 근처나 키가 큰 나무 옆에는 가지 않는다.

　하산이 어려울 땐 바위 아래 동굴이나 움푹 파인 곳 등으로 대피한다. 매트리스·침낭 등을 깐 뒤 몸을 웅크리고 앉아 지표면에 닿는 면적을 최소화하는 게 좋다. 물을 타고 전류가 흐를 수 있으므로 젖은 땅에 엎드리거나 눕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등산용 스틱·고리·우산 등 금속으로 된 물건은 바닥에 내려놓는다.

　농촌의 들판이나 운동장·골프장 등 평지에서는 몸을 최대한 낮춰 움푹 파인 곳으로 대피한다. 농기구·골프채·낚싯대 등은 내려놓고, 다른 사람과도 1ｍ 이상 거리를 유지한다.

　주변에 자동차가 있다면 안으로 들어간다. 번개는 차 표면을 타고 흘러 땅으로 방전되므로 오히려 자동차 안이 안전하다. 자동차 안에 있을 때에는 시동을 끄고 라디오 안테나를 반드시 내린다.

　◆집안에서는 전기제품 사용 금물

　낙뢰가 예상될 때에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한다. 집에서는 TV 안테나·전선 등을 따라 낙뢰가 흘러 감전되거나 전기제품이 망가질 수 있다. 따라서 전기제품이나 전화기의 플러그를 뽑고, 1ｍ 이상 떨어져 있는 것이 좋다. 욕조·수도꼭지·개수대 등 금속성 건축자재는 만지지 말고, 설거지나 샤워도 하지 않는다.

　특히 단독으로 서 있는 농가나 창고, 전신주 등이 많은 농촌에서는 낙뢰로 인한 화재가 종종 발생한다. 건물에 피뢰침이나 낙뢰 보호장치를 설치하고, 천둥·번개가 잦을 때에는 전기계량기의 전원을 차단하는 것이 현명하다.

　◇도움말=국민안전처, 기상청

　김봉아 기자 bong@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