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야외활동이 많아져 다치기 쉬운 여름철에는 상처가 나면 더욱 철저히 소독하고 관리해야 한다. 날씨가 더울수록 바이러스와 세균이 활발하게 증식해 상처가 쉽게 낫지 않을 뿐 아니라 다른 곳으로 세균이 퍼져 2차감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처가 나면 무턱대고 상처 부위를 입으로 빨기도 한다. 그런데 이 같은 행동은 오히려 상처 부위가 세균에 감염될 위험을 높인다. 또 단순히 연고만 바르거나 밴드를 붙이기도 하는데 빠른 상처 치료와 회복을 위해서는 지혈-소독-살균-드레싱 과정이 필요하다.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첫째, 식염수나 물로 상처 부위를 깨끗이 씻고 출혈을 멈춰야 한다. 둘째, 소독약으로 소독한다. 셋째, 항생제 연고를 사용해 살균효과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밴드·거즈·습윤밴드 등을 이용해 상처 부위를 보호하는 드레싱을 해야 한다. 즉 상처 치료에는 ‘소독약-연고-밴드’ 순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장 흔히 쓰이는 소독약으로는 과산화수소수·포비돈요오드·에탄올이 있다. 모두 상처 소독에 효과가 있지만 각기 다른 특징을 띤다. 우선 과산화수소수는 혈액과 만나 거품을 일으키면서 환부를 청소한다. 따라서 피가 나는 초기나 가벼운 상처에 사용하고 이미 딱지가 앉은 상처 부위에는 소독효과를 나타내지 못한다.

　일명 ‘빨간약’이라고도 불리는 포비돈요오드는 소독약 중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마른 후에도 소독효과가 지속된다는 장점이 있다. 과산화수소수를 바르고 완전히 마른 다음 포비돈요오드를 덧발라도 된다. 단, 포비돈요오드가 완전히 마르지 않았을 때는 밴드를 붙이지 말아야 하고 얼굴에는 더욱 신중히 사용해야 한다. 피부가 짓무르거나 착색될 수 있어서다.

　에탄올은 최근 손소독제 원료로 인기가 높은데, 자극성이 강해 일반적인 상처에는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대신 주사나 침을 놓기 전 상처 없는 부위를 닦을 때나 기구 소독용으로 가장 많이 쓰인다. 또 유아의 배꼽이나 귀를 뚫은 자리를 소독할 때도 쓰인다. 주의해야 할 점은 에탄올은 증발하면서 소독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에 바른 다음 바로 닦아내지 말고 마를 때까지 충분히 기다려야 한다는 것.

　앞서 설명한 소독약들은 상처에 다소 자극적이고 단기간 작용하므로 소독 후에는 항생제가 포함된 연고로 지속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농기구 등 쇠로 된 도구에 의해 깊은 상처가 났거나 제대로 소독하지 않아 상처 회복이 더딜 때, 또 상처 부위가 넓고 염증이 동반된 경우라면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후 항생제를 복용하거나 주사를 맞아야 한다.

　김정환<스마일약국 약사·‘약 사용설명서’ ‘대한민국 약의 비밀’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