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일시 : 2017년 08월 30일
◆설은 나가서 쇠어도 보름은 집에서 쇠어야 한다=부득이 설을 집에서 쇨 수 없었다면 정월 대보름에는 꼭 집에 돌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설에 사정이 생겨 집에 못 갔더라도 보름 전까지는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보름이 지나면 본격적인 농사철이 시작되는 만큼 그 전에 집으로 와 영농준비를 해야 했다. 보름인데도 여전히 출타 중인 사람은 ‘철이 없는 사람’ ‘농사와 단절한 사람’이라고 해서 욕을 먹었다.
◆설은 질어야 좋고 보름은 밝아야 좋다=설에는 눈이 많이 와야, 대보름에는 달이 밝아야 풍년이 든다는 의미. 겨울에 내린 눈은 농작물을 덮어 언피해를 예방하고 토양에 수분을 공급한다. 보름에는 사람들이 달을 보고 새해 소원을 비는데, 둥근 보름달이 떠야 한 해 농사가 잘된다고 믿었다. 구름이 끼어서 보름달을 볼 수 없으면 한 해 농사도 캄캄하다고 본 것이다. 더불어 달이 밝고 날씨가 맑아야 각종 보름놀이를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
◆개 보름 쇠듯=‘개팔자가 상팔자’라는 말도 있듯 예로부터 개는 놀고먹는 편한 존재라 여겨져 왔다. 하지만 오래전엔 대보름날 개를 온종일 굶겼다고 한다. 이날 먹이를 주면 개에게 파리가 꼬이고 몸도 쇠약해진다고 믿어서다. 따라서 여러 끼를 굶어 배가 무척 고픈 처지나 명절 같은 날 즐겁게 지내지 못하는 경우를 빗대어 ‘개 보름 쇠듯’이라고 한다.
◇도움말=한국세시풍속사전
김재욱 기자 kjw89082@nongm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