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날이 풀리는 이른 봄엔 마음도 풀리기 쉽다. 그러나 이맘때 안전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얼음이 녹기 시작하는 해빙기인 2~3월에 각종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7년(2007~2013년)간 해빙기(2~3월) 안전사고는 67건에 39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담장·축대·옹벽 등 위험요인 점검

　해빙기에는 집 주변의 담장과 축대, 옹벽 등을 잘 살펴봐야 한다. 겨울철 얼어 있던 땅이 녹으면서 수분이 증가해 담장·축대·옹벽 등이 약해져서다. 절개지에서 토사가 흘러내리거나 돌이 떨어질 우려가 없는지도 확인한다. 또 지반이 약해져 건물이 기울거나, 노후 건축물에 균열이 생기지 않았는지 점검한다.

　특히 공사장에 위험요인이 많으므로 공사장 주변을 지날 때에는 각별히 조심한다. 최근 서울 용산역 근처 건설현장 주변 도로에서 보도블록이 꺼지면서 행인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충격을 준 사례도 있다.

　따라서 공사장 인근에서는 위험한 곳을 피해서 다니고, 위험지역에는 안내 표지판을 설치하도록 한다. 또 주변의 위험요인을 발견했을 때에는 소방서나 시·군·구청 등 행정기관에 신속하게 신고한다.



　◆포트홀·안개…방어운전 필수

　해빙기에는 운전에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고지대나 산간도로, 그늘진 곳에는 아직 눈이 남아 있거나 얼음이 얼어 있다. 특히 밤에 기온이 떨어지면서 검은 아스팔트에 살얼음이 어는 ‘블랙아이스(black ice)’는 주행 중 잘 보이지 않아 매우 위험하다. 커브 길의 그늘진 곳에 블랙아이스가 많이 생기므로 커브 길에서는 저속으로 주행하고 급제동을 삼간다.

　또 눈이나 얼음이 녹으면서 도로가 냄비처럼 움푹 파이는 ‘포트홀(pothole)’도 곳곳에서 운전자들을 위협한다. 포트홀로 인한 교통사고는 해마다 증가 추세로, 고속도로·국도에서 발생한 포트홀 사고는 2009년 75건에서 2013년에는 471건으로 급증했다.

　운전 중 갑작스럽게 포트홀이 나타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포트홀을 미리 발견하고 피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통과해야 할 경우에는 속도를 줄여 천천히 지나간 다음, 바퀴나 핸들 등 차량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한다. 무리하게 방향을 바꾸거나 급제동을 하면 오히려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사고가 발생했을 땐 피해 보상을 위해 차량과 포트홀을 촬영해 둔다.

　장석용 도로교통공단 교육관리처 교수는 “포트홀 깊이가 10㎝ 이하면 천천히 통과하고, 20㎝ 이상이면 바퀴가 빠질 수 있으므로 비상등을 켠 채 옆으로 피해 가는 게 낫다”며 “해빙기에는 안개 낀 날도 많으므로 가시거리가 100ｍ 이내인 경우 최고속도의 절반으로 속도를 줄여 운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도움말=국민안전처, 도로교통공단

　김봉아 기자 bong@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