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머지않아 설(2월19일)이 되면 고소한 기름 냄새가 온 집안에 가득 퍼질 것이다. 그러나 가족이 함께 음식을 만드는 즐거운 순간에도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들은 집안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국민안전처 국가화재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단독주택 등 주거공간에서 부주의로 발생한 화재는 6189건이며, 이 가운데 조리중 발생한 화재는 2382건에 달한다.



　◆가스레인지 주변에 인화물질 없애야

　조리 중 화재를 예방하려면 우선 주방 환경을 잘 정돈해야 한다. 가스레인지 등 불 가까이에는 천·종이·식용유·고무장갑 등 인화물질을 두지 말고, 주변에 눌어붙은 기름때도 제거한다.

　냄새를 맡아 가스가 누출된 것 같으면 즉시 콕크와 밸브를 잠근 뒤 창을 열어 환기시키고 빗자루·부채 등으로 공기를 쓸어낸다. 이때 환풍기 등 전기기구를 작동하면 스파크가 튀어 불이 붙을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명절이면 불이 모자라 휴대용 가스버너를 종종 사용하는데, 이때에는 버너보다 큰 조리기구를 사용하면 안 된다. 또 큰 프라이팬을 얹기 위해 가스버너 두개를 나란히 놓고 써서도 안 되며, 부탄캔은 버너 근처에 두지 않는다.

　가스불을 켜둔 채 다른 일을 하는 것도 금물이다. ‘깜빡’ 하는 사이에 불이 붙을 수 있다. 특히 가열된 기름은 쉽게 발화하므로 전이나 튀김 요리를 할 때에는 잠시도 눈을 떼선 안 된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가스밸브가 자동으로 차단되는 안전장치인 ‘타이머콕’을 설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기름에 붙은 불에는 물 부으면 안돼

　기름이 있는 프라이팬이나 튀김냄비에 불이 붙었을 때에는 물을 부으면 절대 안 된다. 지난해 전남 담양의 한 펜션 화재에서 이슈가 됐던 ‘슬롭오버(slop over)’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이장우 한국가스안전공사 팀장은 “타는 기름에 물을 뿌리면 물이 수증기로 변해 상승하면서 폭발하듯이 불이 커지는 슬롭오버 현상이 일어난다”며 “냄비의 뚜껑을 덮거나 물에 적신 이불 또는 옷을 순간적으로 덮어 공기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불을 끄라”고 조언한다.

　화재가 나지 않더라도 조리 중에는 뜨거운 물건이나 액체, 증기에 의해 화상을 입을 수 있다. 따라서 전·튀김 등 요리를 할 때에는 재료의 물기를 최대한 제거해 기름이 튀지 않도록 한다. 또 냄비의 손잡이가 가스레인지의 다른 화구에 닿아 가열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화상을 입으면 차가운 물에 상처 부위를 담가 열을 식힌 뒤 화상 연고를 바르거나 거즈를 붙인다. 열이 식지 않은 상태에서 거즈를 붙이거나 크림을 바르면 상처가 더 악화될 수 있다.



　◆기름 튀어 미끄러운 바닥 조심해야

　명절에는 주방을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 뜻하지 않은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누구나 한번쯤 기름이 튄 바닥에서 미끄러지거나 미끄러질 뻔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특히 어르신들의 경우 잘못 미끄러지면 치명적인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조리 중에는 최대한 기름이 튀지 않도록 하고, 조리가 끝난 뒤에는 물기를 꽉 짠 걸레로 바닥을 충분히 닦는다.

　또 조리 도중 칼·가위 등 날카로운 물체에 베이면 깨끗한 물로 씻어내고 지혈한 뒤 상처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유지한다.

　◇도움말=한국가스안전공사

　김봉아 기자 bong@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