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일시 : 2017년 08월 30일
그러니 이런 양을 잃으면 얼마나 손해막심인가. 우리를 고친들 양이 돌아올 리 만무하고. 그래서 생겨난 고사성어가 ‘양을 잃고 우리를 고친다’는 뜻의 망양보뢰(亡羊補牢)다. 우리 속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와 닮은꼴이다. 이 성어는 중국 역사서 <전국책>에 처음 등장한다. 그런데 그 뜻은 오늘날과 정반대다.
초나라 양왕은 몇몇 총신만 가까이하며 나라를 돌보지 않았다. 장신(莊辛)이라는 대신이 정신 차리라 간언해도 소용없었다. 몇달 후 진나라의 침공으로 망명객이 된 양왕은 그제야 장신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러자 장신 왈, “양이 달아난 뒤에 우리를 고쳐도 늦지 않습니다.” 지금이라도 뉘우치고 수습하라는 말이었다.
양을 잃기 전에 우리를 고치는 게 당연히 최선이다. 하지만 잃은 후라도 고치지 않으면 나머지 양도 모두 잃을 것이다. 양뿐인가. 지금 전국에 구제역 확산 비상등이 켜졌다. 돼지뿐 아니라 소에서도 발생하고 있고, 봄까지 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4년 전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방역당국과 농가가 힘을 합쳐 지금이라도 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손수정 기자 sio2son@nongm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