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일시 : 2017년 08월 30일
◆10대 상품으로 본 문화 트렌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이하 ‘센터’)는 최근 펴낸 <트렌드 코리아 2015>(미래의창)에서 2014년 10대 트렌드 상품을 발표했다. ‘꽃보다 시리즈’ ‘명량’ ‘빙수전문점’ ‘스냅백’ ‘에어쿠션 화장품’ ‘의리’ ‘컬래버레이션 가요’ ‘타요버스’ ‘탄산수’ ‘해외직구’가 그것이다.
이들 상품을 분석해보면 올 한해 대표적인 문화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 가장 이슈가 된 상품 중 하나는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그린 영화 <명량>이다.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1700만여명의 관람객을 모았는데, 세월호 사건 등으로 사회적 불안감이 심화되면서 진정한 리더십에 대한 갈망이 표출된 결과로 센터는 분석한다.
또 ‘독도는 으리(의리) 땅’ 등의 표현으로 한때 ‘의리’가 온 국민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배우 김보성과 개그우먼 이국주가 유행시킨 ‘의리’라는 단어는 ‘의리가 부재한 사회’를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복고 문화의 부활도 두드러진 트렌드다. 대표적인 상품은 달고 시원한 맛으로 여름을 강타했던 ‘빙수’. 추억의 간식인 빙수가 한국식 디저트로 떠오르며 빙수전문점 프랜차이즈가 50여개로 확산됐다. 패션에서는 1990년대 힙합의 상징이었던 모자 ‘스냅백’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열풍을 일으켰다.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 등 tvN의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시리즈’도 노년과 중년 세대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며 공감을 얻었다.
해외 사이트에서 직접 제품을 구매하는 ‘해외직구’와 손에 묻지 않는 ‘에어쿠션 화장품’은 불경기 속에서 실용성을 강조한 제품으로 각광받았다.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컬래버레이션 가요’, 애니메이션 ‘꼬마버스 타요’와 서울시의 ‘시내버스 운송 서비스’가 결합해 탄생한 ‘타요버스’, 다른 음료에 섞으면 새로운 맛을 내는 ‘탄산수’도 큰 인기를 끌었다.
◆농업·농촌이 대중문화 속으로
올해는 농업·농촌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일반인들의 많은 관심을 받은 한해였다. 귀농·귀촌의 물결이 더욱 거세진 것은 물론 ‘Agriculture(농업)’와 ‘Entertainment(오락)’가 합쳐진 ‘애그리테인먼트(Agritainment)’가 대중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것. 또 ‘미드’(미국 드라마), ‘일드’(일본 드라마)처럼 농촌 드라마를 일컫는 ‘농드’라는 말도 젊은이들 사이에서 확산됐다.
대표적인 드라마로는 SBS의 <모던파머>, tvN의 <황금거탑> 등이 있으며, 예능 프로그램으로는 SBS의 <즐거운 家(가)>, tvN의 <농부가 사라졌다> <삼시세끼> 등이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농업·농촌의 가치를 재조명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농촌과 농업을 너무 피상적으로만 다루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사진제공=tvN, CJ엔터테인먼트, SBS
김봉아 기자 bong@nongmin.com
